집에서 매일 똑같은 사람과 장시간 마주해야 한다면,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오랫동안 붙어 있어도 싸우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어진데다가 매일 한정된 사람과 장기간 함께 지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관계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게 하고 피로도도 더욱 쌓이게 만든다. 하버드대학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정신과 의사 윌딩거 박사는 이러한 관계 피로도의 극복 방법을 제시했다.



◇ 우리는 왜 관계에서 피로가 쌓일까?

윌딩거 박사는 “대유행으로 인해 사람들과 함께 붙어있게 되었지만, 우리는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 있는 운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모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라며 “무섭고, 불안감이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평소보다 더 슬프거나 불안하고 초조하다”라고 설명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가까운 지인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 힘들 수 있고, 자신이 사는 공간이 크기와 관계없이 충분한 공간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함께 사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각자의 휴식을 취할 공간 또한 필요하다.

세대 차이로 인해 소통이 어려울 수도 있다. 큰 나이 차이로 인해 서로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지시할 수 있고, 아이들은 친구를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다.

◇ 높은 관계 피로도, 극복 방법은?



이러한 관계 속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누군가 자신을 화가 나게 한다면 숨을 들이쉬고 그들 역시 평소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방이나 집 밖에 있는 특정 장소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찾는 것을 권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과 떨어져 있는 시간을 설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른들이 잔소리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하는 것임을 인지하고, 아이들은 사랑과 우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시기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감염의 위험보다 친구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서로에게 화를 낸다고 해서 관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이는 서로를 더 이해해야 하는 때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모두가 항상 행복하지는 않으며, 우울할 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흠을 잡지 않는 소통 방법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나 전달법(i-message)’ 화법이 있다. 만약 누군가 설거지를 해야 하는데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게으르다’, ‘당신이 나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라는 말 대신 ‘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당신이 설거지를 할 것인지 아니면 내가 먼저 가서 치워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인생은 짧다’는 지혜를 가지고, 넓게 봐야 한다. 누가 설거지를 하는지 논쟁하고 화낼 만한 가치가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는 것을 권한다.

좋은 관계는 노력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관계는 심혈관, 관절,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성 염증과 같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준다. 또한, 건강한 관계는 힘든 시기를 극복하게 해줄 것이다. 윌딩거 박사는 “2차 세계대전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돌아보면, 사람들은 한결같이 관계를 통해서 극복했다고 말했다”라고 강조했다.

하이닥 건강 q&a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김윤석 원장은 인간관계에 지쳐 있다면 회복될 때까지 인간관계가 아닌 다른 곳에 혼자 몰두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볼 것을 권했다.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행복이란 것은 인간관계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몰두할 수 있고 흥미를 붙일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나 흥미를 잘 느끼지 못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만나서 대인관계 이외에 다른 문제는 없는지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윤석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